항목 ID | GC06801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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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전승·언어·문학/구비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청송군 |
집필자 | 박은정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0년 - 「호박골 심동이」 『청송군지』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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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호박골 -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 월외리 |
채록지 | 경상북도 청송군 |
성격 | 설화|전설 |
주요 등장 인물 | 심동이|과객|부잣집 딸(아내)|장인|장모 |
모티프 유형 | 부자 장인을 속이는 가난한 사위 |
[정의]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에서 전해 내려오는 심동이라는 머슴에 대한 전설.
[개설]
「호박골 심동이」는 머슴살이하던 가난한 심동이가 기지를 발휘해 부잣집 딸과 혼인하고, 장인을 속여 처갓집 재산 반을 얻어 낸다는 이야기이다. 가난한 사위가 부자인 장인을 속이는 민담은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청송군에서는 ‘호박골’이라는 구체적 지명과 함께 전설로 전승되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0년 6월 30일 군지편찬위원회에서 편집하고 청송군에서 발행한 『청송군지』의 692~694쪽에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만 채록 시기와 경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내용]
옛날 청송군 파천면 속칭 호박골에 심동이라는 머슴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나이 서른 살이 넘도록 장가도 못 가고 있었다. 성질이 괴팍하여 비위에 맞지 않으면 말도 없이 주인집을 뛰쳐나오기도 했지만, 마음이 내키면 새경도 받지 않고 부지런히 일해서 주인의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과객이 심동이 머슴살이하는 집에 묵어가게 되었다. 과객은 이웃 마을 부잣집에서 열일곱 살 된 무남독녀의 신랑감을 구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심동은 그에게 술을 권하면서, 그 규수 댁에 가서 자신에게 딸을 시집보내면 어떻겠느냐고 권해 보라고 부탁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한 과객은 심동의 부탁을 승낙했다.
그 과객이 떠난 지 며칠 후 또 다른 과객이 심동이 있는 집에 찾아왔다. 심동은 과객을 극진히 대접한 후, 이웃 마을 부잣집에 가서 그 댁 딸과 혼담이 오고가는 심동이라는 총각이 고자이니 절대로 혼인을 하지 말라고 전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과객은 어렵지 않은 부탁이라며 다음 날 규수 집에 가서 심동의 말대로 이야기를 전했다. 그 말을 들은 규수의 아버지는 하마터면 집안이 망할 뻔했다며 과객에게 감사 인사를 하였다.
그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밤, 심동은 비수를 품고 이웃 마을 규수 집 담을 뛰어넘어 주인 내외가 자는 방으로 침입했다. 그들이 멀쩡한 사람을 고자라고 소문 내 자기 신세를 망쳤으니 딸을 자기에게 주지 않으면 모두 죽여 버리겠다며 부부를 위협했다. 그러자 부인이 살려 달라고 애원하며 딸을 주겠다고 허락했다.
이렇게 처녀와 혼인을 하게 되었지만 오두막 한 채 없는 가난한 심동은 신부를 처가에 두고 머슴살이를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여름 어느 날 밤, 심동은 개 피를 얻어 온 옷에 묻히고 피투성이가 된 꼴로 처가를 찾아갔다. 아내의 방에 가서 빨리 나오지 않으면 친정집이 망하니 어서 나오라고 재촉했다. 쩔쩔매는 아내를 둘러업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척집으로 갔다. 친척에게 문을 꼭 잠그고 자신이 올 때까지 신부를 맡아 달라 하고는 호박골로 돌아와 태연하게 머슴살이를 계속했다.
신부 집에서는 딸이 갑자기 사라져 야단이 났고, 심동은 아무 일도 모르는 척 처가를 찾아가 경위를 물었다. 심동은 어쩔 줄 몰라 하는 장인에게 버럭 화를 내며 자신이 머슴살이를 하니 자신을 업신여겨 딸을 숨겨 놓고 자신과 인연을 끊어 버리려는 수작이 아니냐며 비수를 장인에게 들이댔다. 당황한 장인은 딸을 찾지 못하면 자신의 땅문서 절반을 줄 테니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라고 했다.
땅문서를 받은 심동은 아내를 데려와 처갓집 모르게 한동안 살다가 아내와 함께 처가로 갔다. 장인은 그제야 자신이 속은 것을 알아차렸다. 심동은 장인 장모에게 그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앞으로는 정성껏 모실 테니 자신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했다. 장인 장모는 사위가 보통 수단이 넘는다는 것을 알고 그간의 일을 용서했으며, 딸이 임신한 것을 알고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뻐했다.
[모티프 분석]
「호박골 심동이」의 주요 모티프는 ‘부자 장인 속이는 가난한 사위’이다. 이런 유형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사위가 장인을 속이는 과정이 다소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승자 대부분은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사위의 행동을 기지와 비범함으로 인식하고 있다.